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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에 눈썹부터 뒤통수까지 이어지는 3선의 스크래치(무늬내기). 5일 동계훈련을 위해 경남 남해에 도착한 대전 시티즌 주승진(28)이 머리를 빡빡 밀었다.
대학 졸업 후 실업팀 현대미포조선에서 뛰다 지난해 프로에 입단한 늦깎이 2년차인 주승진은 “2년차 징크스를 없애고 올시즌 좀더 강력한 이미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삭발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세 가닥의 스크래치를 만든 이유는 자신의 등번호가 3번이기 때문이란다.
주승진이 머리를 밀게 된 사연은 이렇다.
대전에서 삼총사처럼 붙어다니던 주승진을 비롯해 이관우(25) 배성재(24)는 지난 연말 송년회를 가졌다. 축구선수로서 나름대로 알찬 한 해를 보낸 이들이었지만 고민거리도 없지 않았다. 특히 FA인 이관우는 대전과의 재계약 문제로 마음이 무척 심란했다. 이때 아이디어를 낸 쪽이 최고참인 주승진이다. 주승진은 새 마음으로 새해를 맞자며 머리를 짧게 깎자고 제안했고 후배들이 흔쾌히 동의했다.
머리 깎은 순서는 나이의 역순. 막내 배성재에 이어 이관우가 머리를 깎았고 주승진은 더욱 짧게 밀었다.
주승진은 “제 차례가 됐는데 동생들 머리 깎아 놓은 모양이 너무 웃긴 거예요. 그래서 안 깎고 싶었지만 제가 처음 제안해 놓고 발뺌은 못하겠더라고요”라며 당시의 설명했다. “머리를 다 깎았는데 셋 다 별로 인상적이지도 않고 뭔가 색다른 느낌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각자 자기에게 어울리는 스크래치를 넣기로 했죠.”
지난 3일 김은중(24) 결혼식에 이관우가 모자를 쓰고 나타났던 것도 바로 당시 삼총사의 새해맞이 삭발식 때문이었다.
이관우는 당시 언론을 의식해 식이 끝날 때가지 모자를 벗지 않았는데 주승진에 따르면 이관우 머리에는 커다란 스크래치가 두 줄, 배성재 머리에는 짧은 스크래치가 세 줄 있다고 한다.
/남해=김명식 pa@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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