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최고의 핫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대전의 도약이다. 지난 해 꼴찌에서 올 시즌에는 2위까지 도약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대전은 1라운드 내내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스타선수나 특급용병을 영입한 다른 팀들과 달리, 올 시즌에도 특별한 전력보강 없이 시즌에 임했던 대전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개막전에서 성남에게 0-1로 석패한 뒤, 2차전에서 부천을 1-0으로 누르면서 지난해 8경기만에 거뒀던 정규리그 첫 승을 올 시즌엔 단 2경기만에 신고하며 변모를 예고했다. 이어서 3월 30일과 4월 2일 홈경기에서 광주와 포항을 연이어 제압, 3연승까지 기록하며 2위에 오른 뒤, 5월 4일 수원전까지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5월 21일 대구 원정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아쉽게도 3위로 1라운드를 마쳐야 했지만, 다음 경기인 25일 대구와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하며 2라운드 첫 경기에서 곧바로 단독 2위자리를 되찾는 위력을 과시했다.

엷은 선수층과 초반의 오버페이스로 인해 늘 반짝 돌풍에 그쳐야 했던 대전으로서는 확실한 탈바꿈이었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단 1승에 그쳤던 팀이 이듬해에 뚜렷한 선수보강 없이 홈 6연승을 내달리고 있다는 점은 대전이 더이상 다크호스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전 올 시즌 1라운드 성적표]

날짜
상대
경기결과
득점자
도움자
비고
3/23(A)
성남
0-1 패
  
3/26(A)
부천
1-0 승
김성근
공오균
3/30(H)
광주
2-0 승
이관우, 김종현
4/2(H)
포항
2-1 승
김종현, 이관우
주승진
3연승
4/13(A)
전북
0-0 무
4/27(H)
전남
3-2 승
김은중, 김영근, 김종현
이관우
4/30(A)
안양
0-0 무
5/4(H)
수원
2-0 승
김은중, 김종현
이창엽, 김은중
7경기무패
5/10(A)
울산
0-3 패
5/18(H)
부산
1-0 승
이창엽
장철우
홈 5연승
5/21(A)
대구
1-2 패
김은중
이관우
합계
6승2무3패
12득점
7도움


그렇다면 대전의 이처럼 환골탈태 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최윤겸 감독의 용병술

축구팬들은 최윤겸 감독의 용병술을 이구동성으로 꼽는다.

부천에서 트레이너를 역임한 뒤 95년부터 99년까지 코치로 활동한 최윤겸 감독(41)은 2001년 조윤환 감독 후임으로 부천을 맡아 만 1년동안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선수시절을 포함, 부천에서만 17년이나 몸을 담은 최 감독은 코치시절 니폼니시 감독으로부터 전수받은 니포축구를 접목, 대전의 미드필드진을 최강으로 변모시켜 놓았다. 실제로 짧으면서도 정교한 원터치 패스로 상대를 압박하는 대전 축구는 마치 전성기 때의 부천을 연상케 한다.

이처럼 대전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 이들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최 감독은 올 시즌 또 하나의 특이한 전술로 대전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선수층이 엷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홈경기에 총력을 쏟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그것. 최감독의 이러한 변칙술이 포지션별 경쟁을 유도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홈 불패와 원정 선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윤겸 감독 통산 성적표]

연도
전적
비고
2001
부천
5승 9무 1패
8/15~
2002
부천
8승 4무 9패
~9/1
2003
대전
7승 2무 3패
5/25 현재


물을 만난 고기, 이적생 김종현

이적생 김종현(30.FW)은 충북대를 졸업한 뒤 98년부터 전남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다 올 시즌 대전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해 교체멤버로 물러나면서 한물 간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받아야 했던 그는 올 시즌 대전으로 이적한 뒤 마치 물을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고 있다.

연 평균 3골을 사냥한 그의 기존 성적을 감안할 때 1라운드에서만 4득점으로 팀내 득점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벗겨진 머리 때문에 옆집 아저씨 같은 편한 느낌을 주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마치 독수리같은 날카로움을 드러내는 그는 팀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참으로서 후배 선수들을 다독거려주며 대전의 상승세에 한몫 하고 있다.

[김종현 K-리그 통산 기록] (2003년 5월 25일 현재)

연도
소속
출장
득점
도움
슈팅
파울
경고
1998
전남
24
3
3
34
18
1
1999
전남
33
4
8
    
56
33
3
2000
전남
37
5
3
41
31
1
2001
전남
33
2
9
40
26
1
2002
전남
12
1
0
2
3
0
2003
대전
10
4
0
18
7
0
합계
149
19
23
191
118
6


자신감

대전 선수들은 올 시즌엔 표정에서도 눈에 띈다. 성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항상 밝은 얼굴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일단 예년과 다르다. 특히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단 1승에 그친 뒤 해체설에까지 휘말릴 때와 비교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하다.

대전 팬들은 강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절로 베어나오는 그들의 얼굴에서 이미 승리를 예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선수들이 이처럼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다 보니 경기도 뜻대로 잘 풀리고, 혹 선취골을 허용하더라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팀의 주축인 이관우는 예전에는 2-0으로 앞서도 불안했는데, 요즘은 지고 있어도 금방 역전할 수 있을 것만 같다며 선수들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시민들의 성원

대전의 돌풍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시민들의 성원이다. 대전은 워낙 골수팬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올 시즌처럼 홈경기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며 넓은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좁아보이게 한 적은 없다.

최신식 클럽하우스에, 대기업의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는 다른 팀들과 달리, 지역 중소기업과 시민들의 후원금에 의지하는 넉넉치 못한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이 군소리 없이 성실히 훈련에 임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대전시민들의 아낌 없는 성원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부응하듯, 대전시측도 대전시티즌 발전 시민협의회를 발족시켜 각계 각층의 후원을 유도하고 있고, 염홍철 대전시장도 홈경기마다 직접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전 홈 관중동원 변화표]

  
연도
대회
홈 관중수(평균)
관중동원순위
2002
아디다스컵
34630 (8658)
7
2002
삼성 PAVV K-리그
203031 (14502)
7
2003
삼성 하우젠 K-리그
123767 (20628)
1


프런트의 열정

올 시즌 대전의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한 김광식 사장의 이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김 사장은 역시 대전이 연고지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장본인으로, 대전에서 꽤 뼈가 굵은 인사로 알려져 있다. 김사장은 또한 스포츠마케팅에도 뛰어난 감각을 보유, 한화시절 일찌감치 선진 팬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지역팬들에 대한 근접 마케팅으로 관중동원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운 바 있다. 올 시즌 대전이 평균 2만명이 넘는 홈관중을 동원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재성(humancom@k-leaguei.com)

* 이 기사는 kleaguei.com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