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 안방 불패 신화 이어...대구에 2대0승
'차', '포' 떼고도 승리, 안정된 전력 입증


"다른 도시는 비 오면 축구장 안 와예∼대전은 못 말려예∼"



◈시티즌 마니아들에게 가랑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산을 접고 열띤 응원을 하는 모습

25일 오후 대구FC와의 경기가 열리는 대전월드컵 경기장 북문 쪽에서 대형 우산을 팔고 있던 상인. 대구가 고향인 그는 부산과 대구 경기장 등지에서 어린이용 장난감을 팔다가 최근 대전으로 사업장을 옮겼다. 장난감을 대신해 처음 우산과 우의를 준비해 나왔지만 예상 밖으로 많은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근심이 싹 사라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대전 시민들처럼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 못 봤어예∼ 대전이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도시 아닝교∼"
  
올해부터 축구 도시가 되어버린 대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전시티즌이 홈 6연승을 달성한 25일 대전경기에는 빗속에도 1만6천여명의 관중이 운집, 멋진 경기를 벌인 홈팀을 응원했다.

대전이 시티즌의 기적같은 연승과 함께 축구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5일 오후 3시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라운드 첫 번째 경기에서 우중에도 불구하고 1만 6,570명의 관중들이 찾았다. 명실공히 대전이 축구 도시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대전이 축구 도시가 됐다는 것은 K-리그 1위 관중 동원이라는 기록이 증명하고 있다. 대전은 1라운드 관중 수를 종합한 결과 2만 1,439명으로 1위를 기록해 주말 경기에도 5천명 내외에 불과한 다른 구단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3만 4,720명으로 시즌 유료관중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전까지 세차게 내리던 비가 다소 주춤하며 많은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우산과 우의로 비를 막으며 경기장을 메웠다. 특히 엄마 아빠와 함께 가족단위로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져 이제 대전시티즌의 팬은 단순히 매니아만이 아닌 일반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알게했다.
  
회사원 최평호씨(38, 대전시 서구 월평동)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주말이면 축구장에 가자고 보챈다"며 "나 역시 올 시즌 기사회생한 시티즌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어 경기장을 자주 찾는다"고 시티즌의 선전을 당부했다.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우산도 없이 경기를 지켜보던 김호철군(15, 동대전중 2학년)은 "어제 비가 많이 와서 경기를 안 하는 줄 알고 밤잠도 설쳤다"며 "홈 경기가 열리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5번 모두 이겼는데 오늘도 꼭 시티즌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중, 관중들은 가늘게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거추장스러운 듯 우산을 접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경기장은 자주색과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대전시티즌'을 연호하는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선수들은 패기 넘치는 경기로 대구FC에게 2 대 0으로 승리를 거둬 '안방불패'를 이어가며 팬들의 변함 없는 성원에 보답했다. 전반 31분, 45분 각각 김은중과 한정국의 슛으로 분위기를 압도했으며 후반에도 대구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며 승리를 굳혔다. 시티즌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대구에 단단히 설욕하는 동시에 홈 6연승을 이어갔다.

'차-포' 떼고도 대구 쯤이야
  
이관우, 알렉스 결장에도 홈 6연승 달성
2 대 0 승리, 후반에는 여유있는 경기 연출


대전이 홈 6연승을 이어가며 '안방불패' 신화를 그려 나갔다. 더욱이 팀 전력의 핵인 플레이 메이커 이관우와 용병 공격수 알렉스, 호드리고, 국가대표 김영근 등 '차-포'를 떼고도 2 대 0의 승리를 거둬 한층 안정된 전력을 선보였다.
  
선취골은 김은중 머리에서 터졌다.
  
전반 31분 김종현이 주승진에게 예리하게 찔러준 공을 주승진이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달려들며 왼발로 센터링, 달려들던 김은중이 방향만 예리하게 틀어 선취골을 기록했다. 전반 내내 김은중의 발을 묵었던 대구의 용병 수비수 호제리오의 그림자 수비를 따돌리며 자신의 4호골을 기록했다.



◈'안방불패' 신화를 이어가는 11명의 전사들.

대전은 전반전 파상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미드필드 라인에서의 장거리 패스와 문전에서의 논스톱 패스 등이 먹혀들며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미끄러운 그라운드 사정으로 결정적인 슛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대구 역시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대전을 이긴 자신감으로 간헐적인 공격을 했지만 수문장 최은성의 손에 번번이 무산됐다.
  
추가 골은 한정국의 발에서 나왔다. 한정국은 전반 45분 패널티 라인 정면에서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골키퍼와 1대 1로 맞선 상황에서 대구 골키퍼 김태진의 왼쪽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특히 수비수를 등지고 오른쪽으로 빙글 돌며 따돌리고 1대 1로 맞선 골키퍼의 중심까지 무너뜨리는 무르익은 개인기를 선보였다.
  
후반은 대구의 공격이 거셌다. 전반 5분까지 2개의 중거리 슛을 때리며 공격에 다소 활기를 보였으나 번번이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에도 대구는 노상래 등을 투입하며 대전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중반 들어서며 공오균을 투입한 대전은 또 다시 공격을 퍼부으며 후반 어렵게 되살아난 대구의 분위기를 빼앗았다. 특히 후반 종료 직전에는 수비 라인에서 정교한 패스 플레이를 선보이며 대구의 공격수들을 농락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는 두 팀에서 8개의 경고가 나와 다소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대전은 대구전 승리로 승점 23(7승2무3패)으로 2위에 복귀했고 비로 경기가 연기된 선두 성남 일화(승점 26)와의 간격을 3점차로 좁혔다.
  
한편, 다음 홈 경기는 6월 18일 오후 7시 30분 울산과의 일전을 치른다.

주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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