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그라운드에 못다 핀 통일세리머니." 

"당돌한 아이" 이천수(21·울산)는 남북통일축구경기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진한 아쉬움이 남는 듯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이동국·김은중 등 동료 선수들과 준비한 골 세리머니를 마음껏 펼치지 못해서다.

선수들은 경기 전날 모여 "통일축구"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독특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선취골을 넣었을 경우 골 넣은 선수가 코너라인에 있는 코너플랙을 뽑아 그라운드에 던져버린다.
나머지 선수들은 두손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며 코너플랙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후 최태욱은 무릎을 꿇고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평범한 세리머니 같지만 "코너플랙"을 "휴전선"으로 생각하면 감탄사가 절로 난다.
선수들은 남북 대치의 상징인 휴전선을 축구를 통해 사정없이 허물며 통일의 초석을 다진다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여기에 독실한 신자인 최태욱의 기도는 경건한 축하의 메시지다.

1탄에 이은 2탄은 화끈한 "속옷 뒤풀이". 추가골이 터지면 3명의 선수가 동시에 유니폼을 벗어젖히고 속옷에 새겨 둔 문구를 드러낸다.
이동국은 "남북통일", 이천수는 "우리는 하나", 이영표는 "Jesus loves North Korea"를 준비했다.

비록 골이 나오지 않아 세리머니는 불발됐지만 선수들은 통일의 "징검다리"를 놓은 것으로 아쉬움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