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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하나였다.
7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2년 만의 남북통일축구경기는 분단의 한을 푸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스탠드를 가득 메운 6만4,000여 관중은 경기 전부터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통일축구’를 연호했다.
또한 양측 선수들은 왼쪽 가슴에 나란히 한반도기를 붙이고 출전했으며 양국국가 연주 때는 아리랑 한곡만 울려퍼졌다.
축구를 통해 남북이 하나된 화합의 장이었다.
경기 결과는 0-0 무승부. 이로써 북한전 역대 전적은 5승3무1패가 됐다.
비록 친선전이었지만 경기는 치열했다.
감독 데뷔전에 나선 박항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이동국-김은중-이천수 삼각편대를 최전방에 포진하고 이영표 최태욱을 좌우 날개로 세워 북한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북한은 리병삼-리만철-서혁철로 이어지는 노련한 스리백과 활동폭이 넓은 수비형 미드필더 김영진을 내세워 ‘선 수비,후 공격’으로 맞섰다.
초반은 북한의 페이스. 북한은 경기 시작 9분 미드필드에서 박성관이 앞쪽으로 찔러준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전영철이 순식간에 문전까지 침투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이운재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북한은 김영수,리경인 등의 측면돌파가 살아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은 전반 12분 이영표의 오른쪽 프리킥을 김은중이 문전 헤딩 슛으로 연결했으나 허공으로 날아갔으며 23분 이영표가 오른쪽에서 올린 위력적인 센터링도 문전 공격수의 발에 맞지 않아 무위로 돌아갔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영표의 화려한 개인기가 빛을 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영표는 후반 21분 오른쪽 측면에서 북한 수비수 2명을 따돌리는 현란한 발재간을 부린 것을 비롯해 몇 차례의 결정적인 센터링을 올렸다.
또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동진은 후반 중반 두 차례에 걸친 통쾌한 중거리 슈팅을 작렬해 북한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러나 골 결정력 미숙으로 결승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북한은 후반 교체된 공격수들이 경기 흐름에 적응하는 데 실패하면서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경기 후 남북 선수들이 대형 한반도기를 함께 들고 그라운드를 행진하면서 남북의 우애를 다졌고 이에 관중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한반도기를 흔들며 화해의 축제에 동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