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874

지난 22일 대전 시티즌과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삼성하우젠컵 경기를 보기 위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묘한 라이벌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두 팀이 '시리우스' 이관우의 이적설이 후끈 달아오른 상태(그 때까지는 이관우의 수원이적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에서 만나 또 한 번의 명승부를 기대케했다.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경기장 앞에 서 있는데 대전팬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커다란 종이를 품에 안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게 보였다. '카드 섹션이라도 펼쳐보이는 걸까'. 필자는 또 다른 궁금증을 안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진을 치고 있던 대전의 서포터스 '퍼플크루'는 경기전부터 목소리를 높여 응원전을 펼치고 있었다. 한데 경기장 이곳저곳에 숫자 '8'이 새겨진 종이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관우!'라는 이름이 관중들의 목을 통해 쉴 새 없이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대전의 모든 팬들은 경기 내내 '8'자 종이를 머리 위로 높이 흔들었고, 팀의 간판스타인 이관우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사랑을 표시했다.
전반을 마치고 지나가던 대전팬들에게 "이관우 선수의 이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 '아쉽다'는 반응이 대부분. 그런데 그 중 한 팬의 이야기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관우 선수는 대전의 영원한 별입니다. 저기 퍼플크루가 들고 있는 플래카드(검은 별과 함께 8번 이관우가 표시되어 있는)가 보이시죠. 우리는 이관우 선수가 이적한다고 해도 영원히 팬으로 남을 겁니다. 이관우 선수가 대전에서 보여준 모습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이관우 선수 사랑합니다!". 이적을 앞둔 팀의 간판스타에 대해서 아쉬움보다 그동안의 활약에 감사해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23일 이관우는 결국 수원으로 완전이적됐다. K리그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인 그가 이적했으니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면서 묘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이관우가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대전팬들 앞에 서면 어떻게 될까. 필자는 '야유'보다는 '뜨거운 박수'가 더 크게 터져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관우는 '대전의 영원한 별'이니까.
[스포테인먼트 | 심재희기자]
kkamanom@sportsseoul.com
사진출처=대전 시티즌 홈페이지(www.fcdaejeon.com)
* 이 기사는 스포츠서울의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