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자식을 찾은 기분입니다."

지난 28일 안양 LG로 이적한 김은중을 맞은 조광래 감독은 마치 이산가족을 만난 듯 적잖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벌써 내 품에 안겼어야 할 녀석인데, 어디 갔다 이제 왔노?"
조 감독이 이처럼 남다른 감회에 빠져드는 것은 7년전의 '김은중 영입 미수사건' 때문이다.
수원 삼성이 갓 창단해 한창 팀을 꾸리고 있던 지난 96년. 수원 코치였던 조 감독은 당시 최고의 기대주로 동북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은중을 영입하기 위해 갖은 정성을 들여 이른바 '입도선매' 작전을 펼쳤다. 그런데 구단측에서 전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신인 드래프트에 김은중을 참가시켜 영입한다는 게 아닌가.
때마침 드래프트 폐지설이 나오던 터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데려오기로 했던 당초 계획이 어긋나게 됐지만 구단의 방침이니 따를 수밖에.
조 감독은 이번엔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작업'에 들어갔다. 드래프트 우선순위인 대전이 앞에서 김은중을 가로채 가 버리면 공든 탑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대전구단을 설득하고 얼른 끝에 드래프트장에서 대전은 김은중을, 수원은 대전이 원하는 선수를 뽑은 뒤 맞트레이드하기로 합의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웬걸. 대전이 김은중을 뽑고 나서는 입을 싹 씻어버리는 게 아닌가.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더니만…'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후 김은중을 볼 때마다 가슴앓이를 했던 조 감독은 7년이 지나서야 응어리를 풀었다.

< 최만식 기자 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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