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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으로 지휘봉을 휘두르는 시대는 끝났다. K리그에도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처럼 지략가만 살아 남는 풍토가 조성됐다. 성남의 김학범 감독, 부산 아이파크의 김판곤 감독대행, 인천 유나이티드의 장외룡 감독, 대전 시티즌의 최윤겸 감독이 한국축구를 호령한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불리는 이들은 세계축구의 최신조류를 흡수해 K리그의 질을 높이며 팬들의 맥박수를 높인다. 이제 허울뿐인 명성으로 먹고사는 ‘쭉정이 지도자’는 떠날 때가 왔다.
▲그의 방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성남 김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십,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경기를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새벽 늦게까지 본다.
세계축구의 흐름을 주도하는 유럽팀들의 경기내용을 분석하고 연구하기 위해서다. 또 김감독은 비시즌 기간에는 유럽으로 가서 명문팀들의 경기를 직접 본다. 지난해 여름에는 잉글랜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경기를 관전했다.
김감독의 노력 덕분에 성남은 공격수의 개인기량에 의존하고 롱킥과 측면 돌파에 목숨을 거는 ‘뻥축구’를 안한다. 대신 창의적인 움직임과 불같은 공격력을 자랑하는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 4-3-3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하는 성남은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다득점 공동 2위(19골)와 최소실점 공동 2위(8실점)가 말해주듯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경기내용을 뽐냈다.
▲축구는 과학이다
부산은 4월 초까지 22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서 허우적댔다. 하지만 김감독 대행이 사령탑에 오른 뒤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최근 4경기에서 12골을 폭발하며 연승해 2일 현재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부산을 ‘미운 오리새끼’에서 ‘아름다운 백조’로 바꾼 김 감독대행은 K리그 감독 중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발급한 ‘P라이센스(Professional license)’를 보유한 지도자다.
부산 관계자들은 “김감독 대행이 정확한 분석과 과학적인 훈련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고 말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금술사
“선수가 없다”고 불평하는 감독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감독들은 대전을 봐야 한다.
현재 프로축구연맹에 등록된 대전 선수들은 총 25명. K리그 14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숫자다.
게다가 이관우를 제외하면 변변한 스타선수 하나 없다. 하지만 대전은 2일 현재 리그 4위를 달린다. 부족한 선수자원을 최감독의 지도력으로 메우며 성적을 낸 것이다. 한편 인천 장감독도 최감독처럼 열악한 팀 상황을 딛고 지도력을 발휘하는 감독이다. 일본에서 S라이선스(한국의 P라이선스)를 딴 장감독은 지난해 팀을 리그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K리그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전광열기자 revelge@kyunghyang.com
* 이 기사는 스포츠칸의 기사입니다.
▲그의 방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성남 김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십,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경기를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새벽 늦게까지 본다.
세계축구의 흐름을 주도하는 유럽팀들의 경기내용을 분석하고 연구하기 위해서다. 또 김감독은 비시즌 기간에는 유럽으로 가서 명문팀들의 경기를 직접 본다. 지난해 여름에는 잉글랜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경기를 관전했다.
김감독의 노력 덕분에 성남은 공격수의 개인기량에 의존하고 롱킥과 측면 돌파에 목숨을 거는 ‘뻥축구’를 안한다. 대신 창의적인 움직임과 불같은 공격력을 자랑하는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 4-3-3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하는 성남은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다득점 공동 2위(19골)와 최소실점 공동 2위(8실점)가 말해주듯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경기내용을 뽐냈다.
▲축구는 과학이다
부산은 4월 초까지 22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서 허우적댔다. 하지만 김감독 대행이 사령탑에 오른 뒤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최근 4경기에서 12골을 폭발하며 연승해 2일 현재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부산을 ‘미운 오리새끼’에서 ‘아름다운 백조’로 바꾼 김 감독대행은 K리그 감독 중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발급한 ‘P라이센스(Professional license)’를 보유한 지도자다.
부산 관계자들은 “김감독 대행이 정확한 분석과 과학적인 훈련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고 말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금술사
“선수가 없다”고 불평하는 감독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감독들은 대전을 봐야 한다.
현재 프로축구연맹에 등록된 대전 선수들은 총 25명. K리그 14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숫자다.
게다가 이관우를 제외하면 변변한 스타선수 하나 없다. 하지만 대전은 2일 현재 리그 4위를 달린다. 부족한 선수자원을 최감독의 지도력으로 메우며 성적을 낸 것이다. 한편 인천 장감독도 최감독처럼 열악한 팀 상황을 딛고 지도력을 발휘하는 감독이다. 일본에서 S라이선스(한국의 P라이선스)를 딴 장감독은 지난해 팀을 리그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K리그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전광열기자 revelge@kyunghyang.com
* 이 기사는 스포츠칸의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