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될까.’

대전에 최근 새 식구가 들어왔다.
울산에서 뛰던 브라질 용병 알리송이다.

대전은 지난 7월 알리송을 임대로 데려왔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좋아 전체적으로 노쇠한 공격진에 무게를 더하기 위해서다.

그 알리송이 대전에 와서 연일 싱글벙글이다.
울산에서 이천수 최성국 도도 등 특급 선수들에 밀려 변변히 출전도 못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다. 하지만 다른 속사정도 있다. ‘못난이’라는 놀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알리송은 공격수로서의 자질 외에도 외모 때문에 화제에 올랐던 선수. 까까머리에다 한 번 웃으면 얼굴 전체에 주름이 가득해 언뜻 보면 웃는 게 아니라 우는 듯한 표정 같다.
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결코 잘생긴 것 하고는 거리가 있다.
이른바 ‘못 생겨서 죄송한’ 케이스.

그 알리송이 최근 최윤겸 감독에게 울산시절의 설움을 털어놨다.
외모 때문에 동료들에게 놀림받는 게 서러웠다는 것. 놀림이 아니라 심지어 구박까지 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하소연을 들은 최감독을 비롯한 대전관계자들은 “어린 나이에 외국생활을 하느라 이래저래 힘든 일도 많을 텐데 대전에서 지내는 동안이라도 그런 스트레스받지 않게 지낼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써야겠다”고 한마디씩했다.

같은 브라질 출신 동료 알렉스와 호드리고도 큰 힘이 된다.
특히 덩치가 큰 알렉스는 까까머리에 인상도 알렉스와 비슷해 언뜻 보면 알리송의 형이 아닌가 싶을 정도.

최감독은 “알리송이 분명 잘생긴 건 아니지만 귀염성이 있는 선수”라며 “얼마 안 됐지만 벌써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있고 특히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6일 전주 원정경기가 끝나고 서포터스석에 인사할 때도 ‘퍼플크루’는 유독 알리송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대전 데뷔전을 축하했다.
환한 미소로 돌아서던 알리송의 머릿속에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되는 장면이 스치지 않았을까.

/전주=임지오 bingo@sportstoday.co.kr

* 이 기사는 스포츠투데이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