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김은중(25.FC 서울)이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 축구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은중이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계속된 침체에 방향을 잃고 표류하던 한국 축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값진 활약을 펼쳤다.

김은중은 5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의 친선경기 2차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풀타임을 뛰며 1-1로 균형을 이루고 있던 후반 30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2-1 역전극의 주역이 됐다. 상대 오른쪽에서 최성국이 올린 코너킥을 조병국이 골지역에서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헤딩한 공이 골키퍼 오메르 카트키치에 맞고 흐르자 쇄도하던 김은중이 차분히 왼발을 갖다대 그물을 흔들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대표팀의 골 갈증을 한 방에 날린 골이었다. 개인적으론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12번째 경기에서의 5번째 득점. 지난 2000년 4월 5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 라오스전(9-0 승)에서의 해트트릭 이후 무려 4년 2개월 만의 A매치 골이다. 경기 후 김은중의 소감 첫마디도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골을 넣어 기쁘다"였다.

이날 골로 한동안 국가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김은중으로선 다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사실 스스로도 "전반 정도만 뛰고 교체될 줄 알았다"고 밝혔듯 경기 전만 해도 김은중-조재진 선발 투톱 카드는 후반엔 안정환-조재진 카드로 바뀔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박성화 감독대행은 그를 계속 그라운드에 남게 했다. 김은중은 "끝까지 믿음을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동안은 잠깐씩 교체 출장하는 것 정도였지만 기회가 오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만은 컸던 그였기 때문이다.

김은중은 최근 컨디션이 절정이다. "지난 2001년부터 큰 부상이 없어 몸이 많이 올라온 느낌이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집중력이 살아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김은중은 최근 K리그에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1도움)를 기록 중이다.

물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지만 방심할 순 없다. 월드컵 4강 주역들인 선배들과의 경쟁은 물론,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 골잡이들과도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김은중은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이제야 골을 넣어 부담을 떨치게 됐다. 이젠 더 많이, 그리고 자주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오랜만에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구=배진남 기자-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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