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졌다. 바야흐로 여름의 문턱이다. 한여름의 열대야, 뻘뻘 흘릴 땀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숨이 차 오른다.
축구선수들은 더 죽을 맛이다. 한여름에 그라운드를 뛰어다녀야 하는 그들에 비하면 일반인이 느끼는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운동장에 에어컨을 켜놓을수도 없는 노릇이다. 선수들은 그 더위를 이겨내야 하고, 나름대로 방법이 있다. 이른바 '보양식' 섭취다. 다양하고, 독특한 그들만의 보양식 세계, 그 속으로 들어가 본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역시 가족이 최고다. 한여름을 날 걱정을 먼저하고, 먼저 챙겨준다.
이천수(레알소시에다드)는 뱀탕으로 다져진 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이 뱀탕을 꾸준히 달여 먹였다. 체격이 너무 왜소했던 이천수에게 양기를 불어넣으려는 부모님의 뜻이었다. 김은중(서울)도 해마다 아버지가 준비하는 개소주로 여름을 난다.
그런가 하면 안정환(요코하마)은 부인 덕을 보고 있다. 장가가기전에는 개소주와 멧돼지 쓸개를 즐겨 먹었지만 지금은 부인 이혜원씨가 비밀리에(?) 만든 보약을 먹는다. 하지만 그 성분은 안정환도 모르고, 오직 이혜원씨만이 알고 있다.

◎온 국민의 보양식, 영양탕

그래도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영양탕이다. 시대가 변해도 변치않는 인기를 누리는 역시 전국민의 보양식이다. 보통 프로구단은 한여름에 정기적으로 영양탕을 먹인다. 특히 차경복 성남감독은 "경험상 이만큼 좋은 음식이 없다. 체력회복도 빠르고 영양도 최고"라며 예찬론을 펼친다. 성남은 용인 훈련장 근처에 지정 영양탕집도 있다.

◎더운 여름도 팬들과 함께라면

팬사랑으로 여름을 이기는 선수도 많다. 이른바 팬사랑을 먹고 사는 인기파들이다.
이관우(대전)는 지난 4월 3일 포항과의 개막전에 1000만원 상당의 산삼을 먹고 나섰다. 대전시티즌의 열렬한 팬인 전광호씨가 보내준 선물이다. 이관우를 포함, 대전 선수들은 전씨가 꾸준히 캐다주는 산삼으로 여름을 이길 힘을 비축한다.
김병지(포항)는 팬들과 함께 여름을 이긴다. 쉬는 날이면 팬클럽과 등산으로 체력을 다진다.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땀 흘리며 더위와 '맞짱'을 뜨는게 최고라는 김병지의 지론이다.

< 신보순 기자 b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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