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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머리까지 밀었다.
‘시리우스’ 이관우(25·대전)의 겨울이 험난하다.
생애 최초로 올스타전 MVP와 연말 K리그대상 베스트 미드필더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다니던 일은 어느새 과거지사가 됐다.
이관우는 지금 ‘FA 최대어’라는 수식어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소속팀 대전과의 협상이 난항에 빠지며 극심한 마음고생을 하던 그는 지난 12월29일 결국 삭발(?)까지 했다. 그냥 자른 정도가 아니라 ‘밀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짧게 깎았다.
한양대 선배이자 절친한 팀동료 강정훈(27)은 “거의 ‘차두리 스타일’이었다. 속상해서 그랬다더라”고 전했다.
이관우의 에이전트 주용환씨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관우는 대전과의 우선협상기간(12월31일 밤 12시) 동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관우측에서는 인기와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주용환씨는 “이관우의 상품성과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인정해주길 바란다”며 “리그 최상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위권 수준은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관우는 지난해에도 연봉을 구단측에 백지위임했다.
이에 대해 대전측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작성한 고과산정 자료와 타 선수와의 형평성을 내세우고 있다.
대전 한 관계자는 “이관우가 팀간판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실제 성적(골 도움)이 다른 선수보다 두드러지게 뛰어난 것이 아니어서 이관우만 특별대우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90분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체력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 차례의 협상테이블에서 대전은 올 연봉(1억1,000만원)에서 100% 인상안을 일단 제시했다.
하지만 이관우측이 주장하는 ‘리그 상위권 수준’과는 아직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기준 리그 최상위권인 성남 신태용 김도훈 등이 연봉과 수당을 합한 액수가 5억원에 육박한 점에 비춰보면 4억∼5억원선이 이관우측의 요구다.
양측 모두 ‘잘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차후 협상계획을 잡지 않아 2004시즌에는 자주색이 아닌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3∼4개팀이 이관우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오 bingo@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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