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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들에게 고별 인사하는 김은중
ⓒ2003 설성환
"몸은 떠나지만 마음만은 영원할 것입니다."
일본 J리그 베가르타 센다이로 진출하는 '샤프' 김은중(24)이 24일 전남과의 홈 경기를 끝으로 대전 구장을 잠시 떠났다.
눈시울을 붉힌 채 "반드시 성공해서 팬들에 보답하겠다"며 이날 경기장을 찾은 2만 여 팬들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한 김은중은 팀이 창단이래 최고의 성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서 갑작스레 떠난다는 점이 못내 걸리지만 '제2의 축구인생'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5일 이날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고별식만을 치른 김은중과 대화를 나눴다.
- 먼저 축하한다. 일본에 진출한 소감은.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해외진출이다. 나 역시도 오랫동안 꿈 꿔 왔는데 현실로 이루게 돼 기쁘다."
- 너무 갑작스레 떠난다는 반응이 많다.
"에이전트를 통해 꾸준히 진행되어 온 걸로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들은 바가 없어 나 역시 많이 놀랐다. 며칠 전 내한한 센다이 구단 관계자를 만나면서 최근 자세한 얘기를 들었고 너무 급박하게 진행돼 준비할 시간조차 없었다."
- 팀의 간판 스타로서 중요한 시기에 떠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솔직히 아직도 일본행을 선택한 것이 개운치만은 않다. 구단을 포함해 최윤겸 감독님께는 정말 뭐라 말할 면목이 없을 정도로 죄송스러운 생각뿐이다. 또,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아닌가 걱정도 많이 된다. 모든 동료선수들이 오늘날을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혼자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들고 동료들에게도 몹시 미안하다."
- 일본진출로 팀 내 분위기 동요가 큰 것인가.
"절대 그렇지는 않다. 감독님은 따로 불러 많은 격려와 함께 이국생활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도 해주셨다. 나를 포함한 선수단 전체가 많이 아쉬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선수들이 많은 격려로 축하해줬고 서로에 대한 배려로 시즌을 잘 소화해내는 데에만 집중해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솔직히 어제의 경기는 뛰지 않았는데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 J리그에 대한 준비는 했나.
"며칠사이 모든 것이 결정된 일이라 당장에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유럽보다는 일본 무대를 더 생각하고 있었다. 솔직히 기량적인 면에서나 대우 차원에서도 유럽이 내겐 조금 힘겨운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동안 일본어 공부도 조금씩 해뒀고 J리그 경기는 가능한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 (최)용수형이랑 산드로가 뛰고 있는 이치하라 경기는 녹화를 해서라도 빠지지 않고 보는 편이고 가시마 앤틀러스나 주빌로 이와타 경기를 자주 봤다."
- 왜 4개월간의 단기 임대인가.
"센다이 구단의 이번 시즌 예산집행이 끝났다고 들었다. 2부리그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골잡이는 필요한데 새로 영입할만한 예산이 없는 상태라 우선 임대를 제의했다고 한다.
내년 시즌 예산이 확보가 되는 대로 2년 가량 계약하고 싶다고 전해 들었다. 게다가 내년 시즌 2부리그로 떨어진다면 대전에서 다시 뛰는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에게 필요했던 계약조건이 아니었나 싶다."
- 센다이가 2부리그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센다이로 완전 이적하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4개월간 센다이에서 뛰면서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다른 구단에서도 제의가 들어올 수가 있는 것이고 조건이 더 좋으면 당연히 그쪽으로 갈 수도 있다. 2부리그로 떨어지지 않더라도 환경이나 수준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맞지 않는다면 대전으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어디까지나 센다이와는 우선적으로 임대 계약일 뿐이다."
- 현재 양 구단의 상황을 고려해서 다음 시즌 정식 계약으로 진출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시즌이 종료한 후에는 이적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한다. 일본 리그도 예전만 못해 시장이 얼어 붙어있는 편이고 센다이 측에서 제시한 조건도 워낙 좋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 센다이 구단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많은 이들이 아는 그대로 1부리그 잔류가 위험한 상황이다. 또 공격력 보강이 시급해 나를 영입한 것이고 그 선택에 보답하는 길만이 남은 것 같다."

▲ 경기장을 가득메운 2만여 대전 홈 관중들
ⓒ2003 설성환
- 내년 시즌 F.A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일본에서의 재계약이 어려울 경우 국내 타 구단으로의 이적은 생각해봤나.
"절대 그럴 수 없다. 어떠한 조건이 들어온다고 해도 사람간의 '신의(信義)'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잘하든 못하든 나를 돌봐준 구단이고 선수들과 약속했던 우승도 언젠가는 대전 유니폼을 다시 입고 해보고 싶다. 대전은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팬들이 많은 곳이다. 일본에 가서도 사랑하는 대전팬들을 생각하며 뛸 생각이다."
- 최근 대전대 경영학과로 진학해 '주경야독'에 몰입중인 것으로 아는데. 일본 진출로 인한 문제는 없는지.
"평소 아쉬움이 많았던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 진학이라는 고민을 대전 구단측의 배려로 해결할 수 있었다. 최근 며칠동안 또 동북고 재학 당시처럼 학교를 중퇴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고민을 했었는데 걱정하지말고 꼭 꿈을 이루고 돌아오라는 학교측의 배려로 한 시름 덜었다."
- 일본으로는 언제 건너가게 되며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이번 주 중(28일로 예정)으로 바로 모든 짐을 꾸려 떠날 계획이다. 내한한 관계자의 말로는 팀에 합류하는 대로 30일 세레소 오사카와의 경기부터 뛸 수 있도록 구단에서도 준비할 것이라고 한다."
- 마지막으로 각오 한마디.
"대전에 입단한 이후 7년 만에 팀도 가장 좋은 성적(현재 3위)을 올리고 있고, 나 역시도 좋은 페이스(11골)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아쉽다. 그러나 평소 갈망했던 해외진출인 만큼 후회 없이 뛰어 한국에도 훌륭한 선수가 많이 있구나 하는 것을 알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홀가분히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구단과 감독님,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아끼고 사랑으로 성원해준 대전 팬들에도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 꼭 성공해서 돌아올 테니 지켜봐 달라."
김은중 프로필
1979년 4월 8일생
1997년 대전 입단
184cm / 72kg
불교
성내초-동북중-동북고(2년)
99 나이지리아 청소년축구 대표
00 시드니 올림픽 대표
00 아시안컵 1차지역예선 대표
01 히딩크호 1기 해외원정 대표
02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
03 동아시아컵대비 대표
K리그 통산 167경기 42골 13도움
/설성환 기자 (geneker@chuggu.com)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의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