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전 경기여부 구단에 문의전화 쇄도  
  
"죄송하지만 오후 4시30분이 돼야 알 수 있겠습니다", "타 구장의 경기는 어떻게 됐지?", "관중없이 경기를 하는 건 안되잖아"

하루 종일 비가 내린 7일 대전시 중구 부사동 한밭종합운동장의 대전 시티즌 구단 사무실은 여름 장마철 재해대책본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전화소리가 요란했다.
다름 아닌 이날 오후 7시30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전 시티즌과 부산 아이콘스전이 열리는지에 대한 문의전화였다.

전화는 오전 11시부터 한두 통씩 걸려오기 시작하더니 점심시간이 지나자 구단 업무를 '마비상태'로 몰아넣었다. 수천통에 달하는 전화에 일일이 답변을 하느라 구단 직원들은 다른 업무에 손을 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문의지역도 대전뿐만 아니라 서울, 인근 충북 등 다양해 최근 대전 시티즌에 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증명했다.

취소 여부를 놓고 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단 한명이라도 팬이 오면 경기를 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한편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4일 수원전에서 팀 창단 후 최다인 3만4000여명의 관중이 운집하는 등 연일 전국에서 최다 관중을 동원하고 있는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고 무엇보다 무리한 경기로 인해 선수들이 감기에 걸리면 전력에서 마이너스라는 걱정에서 나온 말이다.

어쩔 수 없이 대전구단은 타 구장의 경기가 모두 취소됐다는 말을 듣고 취소 결정을 내렸다.

올 시즌 대전 시티즌은 다양한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정규리그 2위라는 성적에서부터 각계각층에서 쏟아지고 있는 구단에 대한 관심과 애정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작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지만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프로구단 직원들은 그저 즐거울 뿐이다. 구단 관계자는 "하루종일 전화 문의에 시달렸지만 기분은 좋았다"며 "소수의 팬들을 위해서라도 경기를 하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취소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유순상 기자  
ssyoo@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