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대전시티즌 선수들은 유니폼 배번 아래에 ‘싸카스포츠’(SSAKA SPORTS)라는 낯선 이름을 달고 뛴다.

동대문에서 축구용품 도·소매점을 운영하는 싸카스포츠 오정석 사장(41)이 지난 1월 21일 대전과 올 시즌 유니폼, 축구화 등 축구용품 공식후원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오 사장은 대전의 주력기업인 계룡건설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구단운영에서 손을 떼 팀이 해체위기에 놓인 데다 선수단이 올 시즌 용품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에 선뜻 용품 2억5000만원어치를 후원하기로 결심했다.

이탈리아 스포츠브랜드인 로또스포츠도 2억5000만원을 부담해 올 시즌 대전의 후원 스포츠용품은 모두 5억원. 아디다스, 나이키 등 다국적 스포츠브랜드와 달리 동대문에서 축구용품점을 운영하는 오 사장에게 2억5000만원이란 결코 만만치 않은 액수다. 그는 지난해 3월 2002년 한·일월드컵이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사비를 들여 시가 2억여원어치의 축구화 2002켤레를 대한축구협회에 기증해 제3세계 국가에 전달한 바 있다.

처음에는 그의 ‘기행’을 이해 못해 말다툼을 벌였던 부인도 이제는 그의 ‘영역’을 인정하게 됐다고 한다. 공주고 출신으로 야구를 좋아해 무림제지 직장야구동호회에서 활동을 하다 스포츠용품에 관심을 갖게돼 지난 93년 동대문에 스포츠용품점을 열었다. 최근에는 지난 88·90년 포항제철 시절 K-리그 득점왕을 지냈던 이기근(38)을 마케팅부장으로 영입했다. 축구인답지 않게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난 데다 내년에는 실업축구팀을 창단할 계획도 있어서다.

지난달부터 서울패션벤처타운(훈련원공원)에 물류 및 발송시스템을 갖춘 도매점을 연 오 사장은 “올해는 돈을 많이 벌어 내년에 제대로 된 실업축구단을 창단해 운영하는 게 꿈”이라며 미소지었다.

조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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